마음의 생각을 그리다
포만감과 불안감의 공존
.0ops.
2020. 11. 20. 21:32
포만감과 불안감의 공존
시원한 편의점 맥주도
맘 편히 즐기지 못했던 시절,
친구는 더운 여름날
나에게 캔맥주 한 캔을 사줬다.
더운 여름날
나의 목 줄기를 시원하게 해줄 맥주는
충분히 서릿발 어린 눈처럼 그 자체를 뽐내려고
물방울들이 촉촉하게 캔주변을 감싸고 있었다.
그 옛날 석탄 기차도 아닌 것이
‘칙’
뚜껑을 따고, 한 모금 마셔보았다.
그러자
차갑고 알싸한 맥주의 맛이
입술을 타고 목구멍으로 스르륵
위벽을 감싸 안았다.
그저 한 모금 마셨을 뿐인데,
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마냥
빈틈없이 모든 것이 충만해 짐을
느낄 수 있었다.
그러나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
한편으로 불안감도 몽글몽글 생기기 시작했다.
나만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,
충만함 뒤에 나타나는 미래
곧 이 모든 행복들이 사라질 것만 같은
불안 이였다.
맥주 한 캔을 마셨던 날
친구와 마음 편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온 날이면
가만히 소파 한켠에 앉아 상상한다.
다시금 찾아올
두가지 감정들의 공존
충만함과 불안함
그리고,
그들에 대한 나의 상상력은
곧 내 삶의 원동력으로 변환되어진다.
하지만,
오늘은 내 마음은 유독 복잡하다.
늘 그랬듯이